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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알바) 썰

공장 생산직 후기

다이스 공장에서 1년간 일을 했어요. 다이스란 짧은 원기둥에 가운데 작은 구멍이 있는 모습이에요. 다이스의 모습이 궁금하시면 구글에 '초경다이스'를 검색해 보시면 돼요. 다이스 공장에서의 공정순서 및 후기를 알려드릴게요. 아마 다른 제품을 가공하는 공장에서도 비슷한 공정일 거예요.

 

절단

4m 정도 되는 기다란 쇠 막대기를 일정한 길이만큼 절단을 해요. 제품마다 길이는 다르지만 보통 5cm 안팎이에요. 일정수량만큼 절단을 했으면 톱을 교체해야 되며 소재의 재질에 따라 톱 종류와 톱의 회전수를 달리 해야 돼요.

 

톱을 교체할 때는 톱의 방향을 고려하여 교체해야 돼요. 잘못된 방향으로 톱을 장착하면 톱이 바로 망가져요. 톱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절단할 때 기름이 분사돼요. 그러나 기름분사기가 고장이 잘 나서 자주 확인을 해야 돼요.

 

톱기계

 

cnc가공

절단이 된 소재를 cnc로 단면 황삭가공, 내경 정삭가공을 해요. 공정순서는 단면가공, 드릴가공, 내경가공 순서예요. 가장 편한 작업이고 능숙해지면 기술자 대우를 받을 수 있어요.

cnc선반가공은 프로그램을 입력해야 되는데 다이스 공장의 경우는 저장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필요할 때마다 불러내어 가공을 하는 식이에요. 제품의 재질은 일반 철, 스텐, 황동이라서 가공조건에 대해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어요.

 

필요한 프로그램 불러내기, 팁 교체, 측정 및 치수보정이 주된 일이에요.

 

열처리

cnc가공이 된 소재에 불을 가해 뜨겁게 만든 뒤 내경크기를 넓히고  그 안에 '팁'이라고 하는 부품을 넣어요. 그 후 열이 다 식으면 구멍이 다시 작아지면서 부품을 고정시키는 공정이에요.

불 앞에서 망치로 때려서 부품을 고정시켜요. 그래서 엄청 덥고 힘든 작업이며 화재예방과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작업이에요.

드릴 가공

드릴로 한쪽만 구멍을 뚫어요. 끝까지 뚫는 건 아니고 드릴을 2cm 정도만 밀어 넣어요. 많이 하면 어깨와 손목이 아픈 작업이며 선반 또는 보루방(드릴링머신)으로 드릴링 가공을 해요.

드릴링머신
드릴링머신

 

외경정삭

선반으로 센터고정을 시키고 외경 정삭을 해요. 이 작업을 하다가 손가락 하나를 잃은 사람이 있었어요. 위험한 작업이라서 조심해야 돼요.

단면정삭

반자동 선반으로 단면 정삭을 해요. 반자동 선반은 페달을 밟으면 척이 열리고 발을 떼면 척이 물려요. 소재를 척에 고정시키고 버튼을 누르면 세팅해 놓은 경로로 가공이 되는 방식이에요.

추운 겨울에는 한 번씩 방진이 일어나요. 방진이 일어난 상태에서 가공하면 제품과 공구가 망가져요. 그래서 방진이 일어나면 빠르게 비상정지 버튼을  눌러야 돼요. 참고로 방진이 일어나면 소재가 실룩실룩 뒤뚱뒤뚱거리면서 회전을 해요.

위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쇠 찌꺼기를 '칩' 또는 '기루꾸'라고 해요. 이러한 칩들을 한 군데 모아두었다가 팔아요. 스텐이나 황동은 가격이 비싸서 다른 재질과 섞이지 않게 해야 돼요.

 

나쁜 직원은 칩들을 몰래 빼돌려서 개인적으로 파는 경우도 있어요. 아마 횡령죄에 성립될 것 같아요.

 

기루꾸

 

포장

제품의 종류대로 박스포장을 하고 납품을 보내면 돼요. 제가 일했던 곳은 작은 소기업이라서 위의 모든 과정을 한두 명이 다 했어요.

그 외

다이스는 다른 부품에 비해 정밀한 치수를 요구하지 않아요. 그래서 불량이 날 확률이 낮아서 속 편하게 가공을 하면 돼요. 그리고 다이스 공장은 항상 같은 모양의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기술을 많이 배울 수 없어요. 그러나 가공의 기본 입문 차원에서는 좋은 공장이에요. 그래서 1~2년을 이런 공장에서 경력을 쌓고 더 큰 가공회사로 이직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위의 공정 중에서 cnc선반이 가장 난이도가 있고 가치 있는 기술이에요. 그래서 cnc선반 기술을 완전히 터득하는 것을 목표로 일하면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고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할 때도 유리해요.

 

여기까지 다이스공장의 제품공정순서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질문사항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